배출가스 조작이 의심되는 국내 폭스바겐과 아우디 차량에 대한 자발적 리콜 결정이 곧 내려질 전망이다. 그러나 정작 두 업체의 국내 AS 인프라 증설이 뜻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리콜이 시작된 후 이를 감당할 수 있을지를 두고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폭스바겐의 신임 CEO 마티아스 뮐러는 내년 1월부터 배출가스 조작 소프트웨어가 설치된 전 세계 디젤차량에 대한 리콜을 시작하겠다고 7일 밝혔다. 빠르면 내년 초부터 국내에서도 리콜이 진행될 것으로 관계자들은 예측했다.
폭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 "최종적으로는 필요하다면 리콜까지 고려하고 있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다"면서 "다만 국내 도입 차량의 결함 여부가 최종적으로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리콜을 발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답했다.
아우디 역시 해당 고객 사과 및 리콜 여부를 조율중이다.
아우디코리아 관계자는 "오늘부터 해당 모델 오너에 대한 아우디의 공식 사과가 있을 예정이며 사과 방법은 정리중이다"면서 "리콜 시기는 본사와 논의 후 관련 부처 승인을 받는 단계가 필요해 당장은 어렵지만 리콜은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 자발적 리콜 대상은 12만여 대, 감당해야 할 AS센터는 고작 57곳
문제는 리콜이 진행되면 두 회사의 AS 네트워크가 감당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다.
리콜 대상은 지난 달 말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밝힌 12만여 대다. 폭스바겐이 9개 모델 9만2천여 대로 상당수를 차지하고 아우디는 5개 모델 2만8천여 대다.
반면 폭스바겐과 아우디의 국내 AS센터 수는 각각 29곳, 28곳에 불과하다.
AS센터 1곳 당 감당해야 할 차량대수는 아우디가 1천28대, 폭스바겐은 이보다 3배 많은 무려 3천181대에 달한다.
게다가 두 업체는 평소에도 AS지연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끓을만큼 붐비는 곳이라 리콜 차량수까지 가세할 경우 정상적인 서비스를 진행하기라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리콜을 받으려면 무한 대기를 해야 하는 상황이 쉽게 연상된다.
연초 폭스바겐은 AS센터 12곳을 신축 및 확장 오픈해 연말까지 40곳을 채우겠다고 밝혔지만 10월 초 현재까지 구축된 AS센터는 29곳에 불과하다. 목표도 수정돼 연말까지 신축 및 확장이전 포함 36곳이다.
아우디 역시 올해 AS센터 3곳을 신규 오픈하는데 그쳐 AS 네트워크 확장이 지지부진한 것은 마찬가지다. 아우디는 올해 말까지 7곳을 늘려 총 35곳의 AS센터를 구축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경쟁사 BMW와 메르세데스-벤츠는 10월 초 기준 각각 64곳(MINI 포함)과 37곳으로 BMW는 올해 연말까지 73곳, 벤츠는 44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김건우 기자]
저작권자 ©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