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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권 사고 하루에 55배 올려 … 약값 폭리 '도마에'

전염병 치료제 다라프림
헤지펀드 출신이 인수 후
13.5달러 짜리를 750불로

에이즈, 말리리아 등 전염병 치료제로 60여년간 사용돼온 다라프림 한알 가격이 하룻밤에 13.50달러에서 750달러로 무려 5000%가 폭등하면서 민주당 대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치솟는 약값에 제동을 걸겠다고 선전포고를 하는 등 제약업계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CBS방송은 22일 다라프림의 특허권을 매입해 약값을 무려 50배나 올린 튜링제약의 마틴 슈크레리(32) CEO를 인터뷰하면서 제약업계의 폭리를 향해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의 슈크레리는 튜링제약이라는 작은 벤처기업을 설립한 뒤 지난 8월 5500만달러에 다라프림의 특허권을 사들였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한알에 13.50달러하던 약 값을 750달러로 올렸다. 생산원가 1달러 남짓에 시판된지 62년이나 된 약을 단지 소유권이 바뀌었다고 50배나 뻥튀기한 것이다.

미국전염병협회와 에이즈의학협회가 다라프림의 급격한 가격상승은 의료윤리에 맞지 않는다며 항의서한을 보냈지만 슈크레리는 뻔뻔스러울 정도로 당당했다.



슈크레리는 "탐욕스러운 제약회사가 아픈 환자들에게 사기를 치려는 게 아니다"라며 "단지 우리는 사업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고 태연스럽게 답변했다. 그는 또 "다라프림은 세상의 수많은 의약품 중 겨우 하나에 불과하며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면서 "이번 가격 인상을 통해 거둬들인 수입으로 더 좋은 치료제를 개발하겠다"고 주장했다.

슈크레리가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2011년 제약회사 레트로핀에 들어가 일부 오래된 의약품 특허권을 인수한 뒤 약값을 올리는 수법을 쓰다가 해고를 당하고 지난달 사적 이익을 위해 회사를 이용한 혐의로 회사로부터 제소를 당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21일 약값 폭리에 분노해 "특정 질병을 치료하는 약값을 너무 올려 폭리를 취하는 것은 참을 수 없다"며 "일시불로 낼 수 없을 만큼 치솟은 약값을 다룰 때가 됐다"며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13년 기준 미국의 1인당 약값 지출액은 1034달러로 세계에서 가장 높다. 같은 기간 OECD 평균 지출액은 508달러 정도로 미국의 절반 수준이다.

이와 관련 워싱턴포스트는 "지난해 1년 동안 약을 사기 위해 쓰는 돈이 최근 10년 동안 가장 큰 폭인 13% 증가했다"며 "지금은 제약회사가 마음대로 약값을 정할 수 있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올들어 특정 C형 간염 치료제 한달 치가 1000달러로 인상됐고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신약의 1년치 가격은 1만4000달러로 치솟았다. 다른 약에 내성이 있는 환자들의 결핵치료제로 쓰이는 사이클로세린은 지난달 로델리사가 비영리법인인 차오센터로부터 제조.판매권을 인수한 뒤 30알짜리 캡슐 가격이 500달러에서 1만800달러로 올랐다.

약값 폭리 논쟁은 클린턴의 포문을 시작으로 정치권으로도 번지고 있다. 민주당 또다른 대선주자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도 21일 튜링제약에 편지를 보내 가격인상에 대한 정보를 요구하고 나섰다. 환자와 의료진의 반발에 정치인들까지 가세하면서 약값 문제가 미국 의료시스템에 대한 논란으로 번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당당했던 슈크레리는 22일 정확한 액수는 밝히지 않은채 다라프림 약값을 낮추겠다는 발표를 했다.

신복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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