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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중교통 무료’ 미세먼지 저감효과 갑론을박
“자가용 놓고왔다” 긍정평가
“보여주기식” 비판 목소리도


“그래도 정부가 뭐라도 해보려는 거 아니겠어요?” (경기도 고양시 화정역, 등산객 최석우(52) 씨)

“하루 이틀 대중교통 무료로 전환한다고 미세먼지가 줄어들겠어요?” (서울 은평구 연신내역, 직장인 이호연(36) 씨)

15일 서울시가 미세먼지 대책으로 출퇴근 시간 대중교통을 무료로 전환하는 서비스를 실시한 가운데 시민들의 반응은 극과 극으로 갈렸다. 서울시 대중교통 무료 서비스는 초미세먼지 수치가 이틀 연속으로 ‘나쁨’으로 예상되면서 서울시가 발령하는 ‘서울형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에 따른 것이다. 서울시는 이날 출퇴근시간 서울 지역 버스와 지하철을 무료로 운행한다고 예고한 상태다.

지하철역 등에는 입간판과 홍보문, 구내방송으로 ‘오늘 요금이 면제된다’는 안내가 이어졌지만, 출퇴근 시간대에 이용객이 더 늘어난 것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서울시의 대중교통 무료 서비스를 놓고 일부 시민들은 환영했다. 미세먼지가 심각한 날 승용차의 배기가스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날 서울 안국역 승강장에서 만난 유하나(28ㆍ여) 씨는 실제 자가용을 두고 출근했다. 그는 “말 그대로 비상조치라고 생각한다. 자가용 이용을 줄이면 그래도 공기 질이 더 이상 악화되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직장인 최모(39) 씨 역시 “중국만 탓할 게 아니라 우리나라도 뭔가 노력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서울시가 외교부도 아니고 자치단체 차원으로 뭔가 해보겠다는 건 응원할 일”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서울시의 정책이 ‘보여주기식’이라는 비판적인 목소리도 나왔다.

서울 보문동에서 남양주로 출근하는 이성주(28) 씨는 “자가용을 끌고 출근했다. 정부가 사소한 것까지 간섭하는 것 같아 기분 나쁘다”고 말했다. 직장인 이모(26) 씨도 “정부정책은 항상 반쪽이다. 이번 경유차 제한도 결국 공공 기관근무자들만이 참여하게 됐지 않느냐”며 “명확한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대중교통 무료 전환이 자가용 사용자를 줄이는 데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서울 종로구에서 만난 강모(35) 씨는 “강남에서 출근하는데 자가용이 훨씬 편하다. 대중교통 차비 몇 천원을 아끼려고 더 일찍 일어나고 더 피곤해야 한다”며 “자가용 이용자들의 마음을 돌리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출근길에는 미세먼지 마스크를 쓴 사람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었다. 서울 중랑역 부근에서는 10명 중 3명 가량이 마스크를 쓰고 출근했다. 특히 20~30대의 마스크 착용 비율이 높았다. 대학교 교직원 이모(26) 씨는 “일본에 가보니까 다 마스크를 끼고 다니던데 오늘 일본에 온 느낌”이라며 “회사에 가면 바로 마스크를 껴야겠다”고 말했다.

한 편의점 CU 점주는 “아침 일찍부터 마스크가 10개 넘게 판매됐다”며 “평소는 당연히 잘 안 팔리는데 미세먼지가 무섭긴 하다”고 말했다.

김성우·정세희 기자/s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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