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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카카오뱅크, 체크카드 결제 오류에 소비자 피해 속출

"가맹점서 결제 안됐는데 돈은 인출"
"상담원 연결까지 최대 3시간, 연결 후 설명도 번거롭고 어려워"

입력 2017-10-16 10:55 | 신문게재 2017-10-17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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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 체크카드 결제 오류에 불만을 드러내는 누리꾼들의 댓글

 

#. 카카오뱅크 체크카드를 애용해오던 직장인 A씨는 최근 황당한 경험을 몇 차례 겪었다. 물건을 사기 위해 건넨 체크카드가 ‘확인 지연’ 등의 이유로 번번이 결제에 실패해서다. 할 수 없이 다른 카드로 결제했지만 A씨는 잠시 뒤 ‘출금’이 이뤄졌다는 카카오뱅크 알림을 받았다. 이후 원인파악 및 환불을 진행하기 위해 3시간 넘게 기다려 고객센터와 통화한 이후 더는 카카오뱅크를 이용하지 않기로 했다.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을뿐더러 환불과정이 너무 힘들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카카오뱅크 체크카드 결제 오류로 인한 고객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하지만 카카오뱅크는 해당 문제에 대한 책임을 승인 중계 및 전표 매입의 업무를 맡은 KB국민카드와 밴(VAN)사 등으로 돌리고 있어 소비자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특히 원인파악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어 소비자 금융보호에 소홀하다는 비판까지 나온다.

카카오뱅크 체크카드 발급건수는 출범 두 달인 지난달 28일 기준 총 280만장에 달했다. 체크카드 시장에 일대 파란을 불러온 것은 물론 향후 신용카드 사업 진출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낳기에도 충분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문제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가맹점에서 결제가 이뤄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돈이 실제로 인출되는 사례가 속출한 것이다. 소비자 입장에선 ‘눈뜨고 코 베어가는’ 것이나 다름없는 봉변을 당한 셈이다.

결제 오류와 관련해 고객센터는 ‘가맹점 미체결’, ‘시스템 점검에 따른 VAN사와 통신 오류’ 등을 원인으로 안내하고 있다. 하지만 고객과 가맹점주, VAN사 등은 이를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직장인 강모씨는 “결제가 이뤄지지 않았는데 돈이 인출되니 너무 황당했다”며 “어렵게 연결한 고객센터는 매장과 업무체결이 안 됐다는 어이없는 설명을 해줬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매장에서 3주 전에 정상적으로 결제한 바 있는데 업무체결을 운운하는 것이 상식적으로 말이 되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자영업자 고모씨는 “‘카드사 문의’ 문구가 뜨며 결제가 되지 않아 손님에게 다른 카드를 요구한 적이 일주일 새 2번이나 있었다”며 “이후 손님 불편을 초래할 거 같아 카카오뱅크 체크카드 받기가 난감하다”고 강조했다.

밴(VAN)사의 경우 유독 카카오뱅크 체크카드에서만 해당 문제가 빈번하다고 설명했다.

밴(VAN)사 한 관계자는 “출범 초기 가끔 있던 관련 사례가 최근 일주일새 하루 수십여 건에 달한다”며 “카카오뱅크의 전산오류에 따른 문제로 밖에 설명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고객피해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 당분간 다른 카드로 결제를 유도하는 것이 안전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최근 전산오류 등으로 인해 해당 문제가 발생한 것 같다”며 “추후 유사사례가 발생하지 않게 대처하겠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100% 비대면 특성과 연결이 원만하지 않은 고객센터를 감안하면 이런 금융사고는 소비자 불안은 물론 신뢰까지 잃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금융권 관계자는 “카카오뱅크 돌풍이 거세긴 하지만 아직 시스템과 고객센터의 미숙한 대응은 많은 숙제를 보여준다”며 “원만히 해결하지 못할 경우 결국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진호 기자 elma@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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