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 부가세, 소비자만 '봉'…수천억원 규모 추정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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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인트(마일리지) 결제'에는 부가가치세(10%)를 물릴 수 없게 됐지만 소비자는 여전히 부가세가 포함된 상품 가격대로 포인트를 결제하고 있다. 소비자·가맹점은 해당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고, 기업은 모르쇠로 일관한다는 지적이다.

유통업체·신용카드사는 기존 납부한 부가세를 정부로부터 환급받았는데 정작 납세 당사자인 소비자는 한 푼도 돌려받지 못 했다. 수천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관련 정부 부처도 문제를 인지했지만 직접 해결은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국회가 국정감사에서 포인트 부가세 문제를 다루기로 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지 기대된다.

28일 홍일표 자유한국당 의원실 관계자는 “국감에서 포인트 부가세 문제 관련해 증인 소환을 검토하고 있다”며 “대상은 대형 유통업체와 주요 신용카드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 의원실은 10월 공정거래위원회 국감에 유통사, 신용카드사 대표를 증인으로 소환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증인 채택 여부는 다음 달 초 확정될 예정이다.

지난해 대법원은 포인트 결제에 부가세를 부과할 수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에 국세청은 롯데 등 기업에게 기존 징수했던 부가세를 환급했다.

대법원은 포인트가 에누리(할인)에 해당해 과세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홍 의원실은 이에 따른 환급 규모가 수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부가세를 포함한 금액을 포인트로 결제한 소비자는 정작 한 푼도 돌려받지 못 했다.

기획재정부가 부가세법을 개정, 지난 4월부터 포인트 결제시 부가세 부과가 금지됐다. 그러나 많은 기업이 이를 지키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개정 부가세법에 따르면 1만원짜리 상품(상품가격 약 9000원+부가세 10%)을 포인트로 결제할 때 소비자는 9000원만 내면 되지만 여전히 1만원을 내고 있다. 기업은 관련 시스템을 갖추지 않았고, 소비자와 개별 가맹점주는 해당 사실을 제대로 인지조차 못 하는 상황이다.

홍 의원실 측은 “지금도 기업이 '면제돼야 할 부가세'가 포함된 가격을 소비자에게 받고 있다”며 “국세청에 내지 않는 세금을 고스란히 기업 영업이익으로 삼고 있다”고 주장했다.

관련 부처도 문제를 인식했지만 정부 차원 문제 해결은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과세당국인 국세청은 기업과 소비자간 민사문제라고 판단했다. 포인트 결제 시 소비자가 실제로 부가세를 부담한 것인지 여부는 개별 사안에 따라 사실관계를 따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작년 대법원 판결에 따라 납세의무자인 사업자에게 부가세를 환급했는데, 이것을 소비자에게 돌려줘야 하는지 판단하려면 사실관계를 파악해야 한다”며 “실제로 부가세를 소비자가 부담한 것인지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 정책을 맡는 공정거래위원회는 우선 실태 점검에 나설 계획이다. 그러나 현황 파악부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 홍일표 의원실도 부가세 환급조치 대상 회사, 금액 자료를 국세청에 요청했지만 국세청은 “국세기본법상 개별 납세자 과세정보는 제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기업 전체로 포인트 부가세가 상당한 금액이지만 소비자 개인에게는 소액이라 개별 소송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공정위가 소액·다수 소비자 피해 구제를 위한 집단소송제 도입을 추진 중이지만 입법·시행은 아직 요원하다.

소비자들은 국감에서 국회가 기업의 자발적 움직임, 정부의 적극적 대응을 이끌어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소비자는 “개별 소비자로서는 수천~수만원 수준에 불과한 부가세를 받기위해 민사소송에 나설 수는 없는 일”이라며 “국회가 정부와 기업을 움직이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