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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해 생리대’ 없다지만…②] “아직도 불안” “성분 제대로 밝혀달라”…소비자 불만 여전
-식약처 “VOCs, 생리량 등과는 관계 없어”
-“보수적으로 시험…사용해도 문제 없을듯”
-“여성, 유해물질에 노출” 소비자 불신 여전

[헤럴드경제(청주)=신상윤 기자]식품의약품안전처는 28일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1차 전수조사 결과 발표를 통해 시중 유통 중인 모든 생리대, 팬티라이너, 기저귀 제품의 VOCs 검출량에 대해 “인체 유해성에 우려가 없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여전히 불안하다”며 “어떻게 안전한지를 정확히 밝혀 줬으면 한다”고 입을 모았다.

식약처에 따르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VOCs는 생리량의 변화나 불순에 대한 명확한 인과관계가 증명되지 않았다. 일반적인 여성의 평균 생리량은 주기당 35㎖고, 개인에 따라 10~80㎖다. 생리 주기나 생리량의 변화는 스트레스, 음주, 흡연, 체중 변화 등의 생활 변화 또는 빈혈, 자궁내막증ㆍ종양 등의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전수조사 결과 시중 유통 중인 모든 생리대, 팬티라이너, 기저귀 제품에서 검출된 VOCs의 양이 인체에 유해함을 미치지 않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믿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지난 5일 오후 서울 지역 한 대형 마트에서 한 고객이 생리대를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식약처는 생리대를 계속 사용해도 된다고 강조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이번 사 결과로 볼 때 일회용 생리대, 면생리대, 해외 직구 생리대 등 모두에서 검출된 VOCs의 종류나 양은 다르다”면서도 “일회용 생리대, 면생리대, 해외 직구 생리대 등 국내 유통 생리대의 검출량은 건강에 위해한 정도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여성 생식기가 다른 피부 조직보다 각종 물질의 흡수가 잘 되는 편이지만,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 식약처와 생리대안전검증위원회(이하 검증위)의 입장이다. 검증위 부위원장인 이영규 대한산부인과의사회 수석부회장도 “여성 생식기 구조상 다른 피부에 비해 예민하고 물질 흡수가 잘 되는 편은 맞다”면서도 “이번에 보수적으로 시험한 결과 (생리대를)계속 사용해도 큰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하지만 대부분 소비자는 식약처 평가에 대해 믿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회사원 정모(35ㆍ여) 씨는 “시험 결과가 어떻든 VOCs가 나왔다면 여전히 유해물질이 여성에게 노출된 상태라는 의미”라며 “유해물질을 평생 사용하는 경우로 산정한 시험 결과 안전 범위라고 하더라도 이미 그 화학물질은 유해물질이다. 업체와 정부에서 해소해 주지 않으면 여성과 소비자 불안은 해소되기 힘들 것이다“고 말했다.

회사원 채모(42ㆍ여) 씨도 “이번 논란은 그동안(생리대를) 쓰면서 불안해했던 여성의 마음이 볼거져 나온 것”이라며 “향이 좋고, 흡수가 잘 되고, 이런 것을 강조하지 말고 무슨 성분이 있어 안전하다고 업체나 정부가 이야기해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생리대 안전성 문제를 처음 제기한 시민 단체 여성환경연대 측도 “모든 유해 성분을 조사하지 않은 성급한 결과”라며 식약처의 시험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단체의 이안소영 사무처장은 “생리대 성분을 전수조사하지 않고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10종만 조사한 상태에서 ‘위해 우려가 없다’고 밝힌 것은 성급한 발표”라고 비판했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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