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값 내릴 수도 있어” 중견 업체 유쾌한 반란

노정연 기자

또봉이통닭, 대형 프랜차이즈 인상 불가피론 맞서 최대 10% 인하

“AI로 생닭값 상승 반영한다지만 연간 공급 계약이라 별 영향 없어”

“치킨값 내릴 수도 있어” 중견 업체 유쾌한 반란

BBQ와 교촌 등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들이 잇따라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중견 치킨업체 ‘또봉이통닭’이 가격 인하를 선언하면서 치킨 적정 가격 논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2만원대 치킨 시대가 열리며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비용 증가를 이유로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는 입장과 “내릴 수도 있다”는 입장이 맞서고 있다.

또봉이통닭은 오는 20일부터 한 달간 전국 모든 가맹점의 치킨 메뉴 가격을 최대 10% 인하한다고 14일 밝혔다. 또봉이통닭은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닭고기 가격이 폭등하던 지난 3월에도 모든 치킨 메뉴 가격을 평균 5% 내린 적이 있다.

이번 가격 인하로 또봉이통닭은 대표메뉴인 양념통닭 가격을 기존 1만1000원에서 1만450원으로, 파닭과 간장마늘통닭은 1만2000원에서 1만1400원으로 내렸다. ‘반값치킨’으로 유명한 8900원짜리 또봉이통닭을 비롯해 대부분의 치킨 메뉴가 1만원에 미치지 않거나 1만원대 초반이다. 또봉이통닭 측은 대부분의 치킨 프랜차이즈는 닭고기업체로부터 연간 계약을 통해 물량을 공급받기 때문에 최근 AI로 인한 닭고기값 상승은 치킨값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배달 전용 소규모 점포 전략으로 인건비·임차료는 물론 마케팅 비용도 최소화하는 노력을 통해 불필요한 치킨 가격 인상을 막을 수 있었다고 부연했다.

복희수 또봉이통닭 본부장은 “가격 인하 행사를 통해 각 가맹점에서 손님들과 가까이 소통하고 단골 확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줘 가맹점주들도 반기고 있다”며 “지난 3월 가격을 인하했을 당시에도 매출에는 크게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수년 만에 이뤄지는 최근의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앞서 BBQ가 지난달 8년 만에 10개 품목 가격을 평균 10% 인상한 데 이어 이달 20여개 제품 가격을 최대 2000원 올렸고, KFC는 지난 1일 주요 제품 가격을 평균 6.8% 인상했다. 교촌치킨은 이달 말 주요 제품 가격의 6~7% 인상을 준비하고 있다.

인건비와 임차료 부담, 배달앱 수수료 등 새로운 비용 발생이 이들 업체가 주장하는 주요 인상요인이다. 업체 관계자는 “가격 인상은 인건비와 임차료 등 부담이 커진 가맹점주들의 지속적인 요구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라며 “인상 수익은 가맹점주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가맹사업본부들이 덩치를 키우는 데 집중하면서 가격 상승을 부채질했다는 지적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당장 소상공인단체와 양계협회 등에서는 유명 연예인을 내세운 마케팅 비용 증가와 본사만 배불리는 식의 경영 방식이 진짜 치킨값 상승의 주범이라고 주장하며 가격 감시 등을 통한 불매운동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하림 등 닭고기 전체 시장의 35~40%를 차지하고 있는 도계업체의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농가-도계업체-프랜차이즈 본사-가맹점을 거치는 유통 구조를 보면 치킨 프랜차이즈에 공급되는 닭 가격에는 도계업체가 많은 영향을 미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농가에서 ㎏당 1600원짜리 생닭을 사서 치킨 프랜차이즈에 3500원대에 팔고 있는 도계전문업체는 논외로 하고 치킨업체들만 쥐고 흔드는 것은 부당하다”며 “가맹점수와 영업규모로 봤을 때 중견 업체보다 대형 프랜차이즈 쪽이 제반 비용 상승으로 인한 비용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Today`s HOT
인도 스리 파르타샤 전차 축제 미국 캘리포니아대에서 이·팔 맞불 시위 틸라피아로 육수 만드는 브라질 주민들 아르메니아 국경 획정 반대 시위
파리 뇌 연구소 앞 동물실험 반대 시위 이란 유명 래퍼 사형선고 반대 시위
뉴올리언스 재즈 페스티벌 개막 올림픽 성화 범선 타고 프랑스로 출발
친팔레스타인 시위 하는 에모리대 학생들 러시아 전승기념일 리허설 행진 연방대법원 앞 트럼프 비난 시위 보랏빛 꽃향기~ 일본 등나무 축제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