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판매를 시작한 이른바 ‘착한 실손보험’이 실제로는 착한보험이 아니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기존 보험보다 약 35% 저렴한 만큼 보장 또한 크게 축소된데다 자기부담금 비율(20%→30%)은 크게 올라 실제 소비자에게 득이 되는 보험이 아니라는 비판이다.

금융소비자원(이하 금소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달 31일 “‘新실손의료보험’이 금융위 발표와 달리 ‘착한 보험’이 아닐 뿐만 아니라 소비자에게 실제로 득이 되는 보험이 아니”라면서 “소비자들은 유리·불리를 따져 보고 갈아타기 여부를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소원이 주장한 ‘新실손의료보험’의 문제점은 크게 네 가지다.

먼저 착한 보험이란 보장 내용이 동일한데 보험료가 낮아지거나 보험료가 동일한데 보장금액이 커져야 하지만 新실손보험은 어디에도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 기존과 동일한 보장을 받을 경우 보험료가 16.4% 인하되는데 특약을 뺀 기본형 보험료를 기준으로 35% 인하되었다고 광고하는 것 또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둘째는 매년 급격히 인상되는 갱신보험료를 들었다. ‘갱신을 통해서 100세까지 보장받는다’는 광고와는 달리 큰 폭의 보험료 인상에 서민들의 계약 유지가 어렵다는 것이다. 금소원에 따르면 보험사 갱신보험료의 평균 인상률은 지난 2015년 12.2%, 2016년 19.3%, 2017년 19.5%를 기록했다.

또 비급여 항목에 대한 표준화 작업이 진척되지 못한 상태에서 이 같은 실손보험의 변경을 추진하는 것 또한 문제삼았다. 보험료 인상의 주범으로 알려지고 있는 비급여 항목의 표준화가 선행되지 않으면 실손보험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주장이다.

비급여 과잉진료자에 대한 페널티없이 ‘2년간 보험금을 수령하지 않으면 차기 1년간 보험료를 10% 이상 할인해준다’는 광고도 금소원은 황당하다고 주장했다. 받으려고 가입하는 보험인데 받지 말라고 하는 꼴이라는 것.

오세헌 금소원 국장은 “금융위는 빈 껍데기 대책만 발표할 것이 아니라 진짜 ‘착한 보험’을 만들어 내야 한다”면서 “핵심 문제인 비급여항목 표준화를 조속 추진해야 하고 보건복지부도 실손보험 정상화를 위해 과잉진료, 허위진료 병·의원들에 대한 조사 및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