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청만하면 누구나 20% 할인?..."자급폰·개통 2년 지나야 적용"
1년 3개월전부터 시행 '선택약정할인'
보조금 받았거나 약정할인 중에 안돼
단말자급제 사이트서 대상 확인 가능
국민들 가계통신비 관심 높은 점 악용
잘못된 메시지로 소비자 혼란 '해프닝'
1년 3개월전부터 시행 '선택약정할인'
보조금 받았거나 약정할인 중에 안돼
단말자급제 사이트서 대상 확인 가능
국민들 가계통신비 관심 높은 점 악용
잘못된 메시지로 소비자 혼란 '해프닝'
![[알아봅시다] 카카오톡 메시지와 휴대전화 요금할인](http://contents.dt.co.kr/images/201601/2016012802101831104001[1].jpg "[알아봅시다] 카카오톡 메시지와 휴대전화 요금할인")
얼마 전, 한 메시지가 카카오톡을 통해 급속히 퍼지며 인터넷을 뒤흔들었습니다. '서영교 국회의원께서 큰 건 하나 했습니다'로 시작하는 이 메시지는 '오늘부터 휴대전화 요금을 20% 할인해준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당장 내 통신비를 20% 할인해 준다고 하니 누구라도 눈이 번쩍 뜨일 수밖에 없지요. 실제로 이 메시지는 단체 대화방을 통해 빠른 속도로 퍼져나갔고, 이동통신사 고객센터에는 불이 났습니다. 심지어 기자도 복수의 지인으로부터 이 메시지를 여러 번 받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이 메시지는 사실일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닙니다.
메시지는 '지원금에 상응하는 요금할인' 즉, 이른바 '20% 요금할인', 혹은 '선택약정할인'에 대한 내용입니다. 20% 요금할인은 지난 2014년 10월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 시행과 함께 도입된 제도입니다. 쉽게 말해, 휴대전화 구매시 공시지원금(보조금)을 받는 대신 이동통신 요금을 할인받는 제도입니다.
따라서 할인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이 정해져 있습니다. 즉, 해외에서 직접 구매한 폰 등 이통사로부터 단말기 보조금을 받지 않은 단말기나 개통한지 2년이 지난 단말기에만 적용됩니다. 할인율은 시행 초기에는 12%였지만, 지난해 4월 20%로 올랐지요. 이통사들은 홈페이지에 보조금을 받았을때와 20% 요금할인을 받았을 때 얼마만큼 혜택이 있는지 한 눈에 비교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또, 약정은 1년과 2년 중 선택할 수 있으며, 1년만 약정한다고 해도 요금할인액은 2년 약정과 동일합니다.
다시 메시지를 살펴봅시다. 메시지 전문은 '서영교 국회의원께서 큰 건 하나 했습니다. 통신사가 23조원을 소비자에게 떠넘긴 것을 국정감사에서 밝혀냈습니다. 서영교 국회의원이 통신비 인하 계기를 만들어냈습니다. 오늘부터 휴대전화 요금할인 20% 되네요. 전화하니 바로 해주네요. 가입자가 직접 신청을 해야 한다고 하니 모든 이동통신사 홈페이지나 전화로도 신청할 수 있다고 합니다. 1년이나 2년 약정시 이동통신사로부터 '약정할인을 받는 이용자도 추가로 20%의 요금할인을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입니다.
틀린 부분이 눈에 들어오시나요? 일단 '오늘부터'는 잘못된 사실입니다. 20% 요금할인은 시행된 지 벌써 1년3개월이나 지난 제도입니다. 또, 메시지에 나와 있는 것처럼 이미 '약정할인'을 받고 있는 이용자의 경우 20% 요금할인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잘못된 내용의 메시지가 소비자의 혼란을 부추기고 있는 셈이지요. 실제로 통신사 고객센터에 들어오는 20% 요금할인 문의 중 80% 이상이 대상이 아니라고 합니다.
만약, 자신이 20% 요금할인 대상자인지 확인하려면 인터넷에서 이를 조회해보면 됩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이달 초부터 20% 요금할인 대상 여부 조회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단말기자급제 사이트(www.checkimei.kr)에 들어가 단말기 식별번호(IMEI)를 조회하면 간단하게 알 수 있지요. IMEI는 총 15자리로 된 단말기 국제식별번호로, 휴대전화에서 '*#06#'을 입력하거나 스마트폰 설정 메뉴, 또는 단말기 외부의 라벨이나 뒷면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서영교 국회의원 역시 20% 요금할인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습니다. 서 의원이 2014년 9월 감사원 국정감사에서 이통3사가 마케팅 비용 등 총 22조8000억원을 통신비에 부당하게 반영한 점을 지적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20% 요금할인제도 도입 자체와는 관련이 없습니다. 서 의원실도 당혹스럽다는 반응입니다. 오는 4월 총선을 앞둔 민감한 상황에서 이런 카카오톡 메시지가 돌다보니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서 의원실 관계자는 "해당 카톡 메시지는 서 의원실에서 보낸 것이 아니다"며 "의원실과 무관한 사실이 메시지로 확산되면서 선거관리위원회에 조사를 요구한 상황"이라고 알려왔습니다.
사실, 20% 요금할인과 관련해 잘못된 카카오톡 메시지가 확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해 4월 할인율을 기존 12%에서 20%로 올렸을때도 동일한 해프닝이 있었습니다. 당시에도 이번처럼 기존 약정할인 가입자도 20% 요금할인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을 담아 소비자 혼란을 키웠지요. 이에 미래창조과학부에서 다시 정확한 내용을 담은 카카오톡 안내 메시지를 작성해 배포하는 일까지 있었습니다.
이렇게 20% 요금할인에 대한 잘못된 카카오톡 메시지 확산이 반복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업계에서는 대다수 국민이 가계통신비에 대한 관심이 높기 때문으로 보고 있습니다. 반면, 20% 요금할인에 대해 아직까지 대다수 국민들이 모르고 있는 점도 작용을 한 것이겠지요. 또, 카카오톡 메시지의 특성상 지인을 통해 전달 받는 만큼, 메시지에 대한 신뢰도가 올라가는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에는 단말기 공시지원금이 33만원 상한액에 막혀 대부분 20% 요금할인에 가입하는 경우가 소비자에 더 유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통사는 20% 요금할인을 적극 홍보하지 않습니다. 지원금은 제조사와 함께 부담하는 반면, 통신요금할인은 온전히 이통사 부담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지난해 9월에는 LG유플러스가 고의로 20% 요금할인 가입을 회피했다며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과징금을 부과받기도 했습니다.
미래부에 따르면 20% 요금할인 가입자는 지난 19일 기준으로 474만명을 넘어섰습니다. 하루에 평균 2만5000명씩 가입하고 있는 셈입니다.이용자는 자신이 20% 요금할인 대상에 해당하는지를 확인한 후 현명한 선택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윤희기자 yu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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