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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도 수천만원 소비…백화점 VIP고객 늘었네

손일선 기자
입력 : 
2016-01-31 17:11:55
수정 : 
2016-01-31 19:5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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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社 지난해 실적 집계…씀씀이도 20%이상 늘어
상위1% 고객 매출비중…전체의 25%나 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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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불황도 백화점 VIP 고객은 비껴갔다.' 지난해 내수 경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는 등 일반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았지만 수천만 원 이상 구매라는 기준을 통과한 백화점 VIP 고객과 구입 규모는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백화점 매출이 지난해 역신장한 상황에서 VIP 고객들 씀씀이는 오히려 커지면서 백화점들의 VIP 고객에 대한 의존도는 더욱 높아지게 됐다.

지난달 31일 롯데·현대·신세계백화점 등 주요 3개 백화점의 최고등급 VIP 고객 현황을 집계한 결과 3사 모두 지난해 VIP 고객이 10% 이상 증가했다. 롯데백화점은 연간 6000만원 이상 구매한 고객을 'MVG(Most Valuable Guest) 프레스티지'로 분류하는데, 지난해 MVG 고객이 10%나 늘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영업기밀이기 때문에 정확한 숫자를 밝힐 수 없지만 지난해 MVG 프레스티지 고객이 10% 증가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집계된 현대백화점 '쟈스민(연간 4000만원 이상 구매)'과 신세계백화점 '퍼스트 프라임(연간 6000만원 이상 구매)' 회원도 전년 대비 각각 12%, 14% 증가했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불황이 계속되고 백화점을 찾는 젊은 고객은 줄어들고 있지만 자산을 충분히 보유한 장년층이 중심인 백화점 VIP 고객들은 여전히 백화점에 대한 높은 충성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VIP 고객만 늘어난 것이 아니라 이들 씀씀이도 커졌다. 지난해 롯데백화점 MVG 프레스티지 고객 매출은 2014년 대비 25% 신장했고, 현대백화점 쟈스민 고객들 2015년 평균 매출도 전년 대비 24.7% 늘었다. 신세계백화점 퍼스트 프라임 고객들도 전년보다 23% 많은 금액을 썼다.

이처럼 백화점 VIP 고객이 늘어나고 이들 소비액도 커지면서 VIP 고객들에 대한 백화점의 의존도는 더욱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최근 발표한 '2015년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전년 대비 백화점 매출은 1.2% 감소했다. 백화점 매출 전체 파이는 줄어드는데 VIP 고객 씀씀이는 늘어나면서 전체 매출에서 VIP 고객이 차지하는 비중이 더 커지고 있는 것이다.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백화점 매출 중 상위 1% VIP 고객의 상품 구입액은 한 해 백화점 전체 매출 중 25%를 차지한다. 상위 20% VIP 고객 구입액은 매출의 80%나 된다. 불황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VIP 고객은 백화점에 가장 든든한 버팀목인 셈이다. 이 때문에 백화점들은 VIP 고객을 놓치지 않기 위해 막대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복잡한 주차장을 이용하는 불편을 겪지 않도록 하기 위한 발레파킹 서비스와 커피 등 음료·간식을 무료로 제공하는 별도 라운지 서비스는 기본이다.

롯데백화점은 미국 뉴욕 메이시스(Macy's) 본점 등 해외 유명 백화점과 제휴를 맺고 MVG 프레스티지 고객들이 해외에서도 동일한 VIP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현대백화점은 쟈스민 고객들에게 열차·버스를 이용한 테마여행을 무료로 제공한다. 신세계백화점도 VIP 고객들을 위해 인천공항 출국장에 전용 라운지를 제공한다.

[손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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